비개발자가 AI로 공공입찰 분석 서비스를 만든 이야기
입찰 공고, 매번 눈으로 읽고 계셨죠?
본업이 있다 보니 공공입찰 쪽을 좀 알게 됐어요. 나라장터에 올라오는 공고를 보면서 "이건 우리 회사가 할 수 있는 건가?" "투찰가를 얼마로 넣어야 하지?" 매번 고민했거든요.
근데 공고가 하루에도 수십 개씩 올라오잖아요. 하나하나 읽고, 자격 요건 따져보고, 경쟁업체 살펴보고... 이걸 사람이 매번 하려니까 시간이 너무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AI한테 시키면 안 되나?"
처음엔 Python 스크립트 하나였어요
처음부터 거창한 서비스를 만들려고 한 건 아니었어요. 나라장터 OpenAPI로 공고 데이터를 가져와서, Claude한테 "이 공고 우리 회사랑 맞아?"라고 물어보는 정도였죠.
근데 이게 생각보다 잘 되더라고요. AI가 공고 내용을 읽고 "이건 적합도 A등급입니다. 이 부분이 맞고, 이 부분은 좀 부족합니다"라고 분석해주는 거예요.
그다음엔 욕심이 생겼어요. 투찰가도 분석해줬으면 좋겠고, 경쟁업체도 알려줬으면 좋겠고, 마감 임박하면 알림도 왔으면 좋겠고.
그렇게 기능을 하나씩 붙이다 보니까 "이거 그냥 웹으로 만들면 다른 사람들도 쓸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웹 서비스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저는 웹 개발을 해본 적이 없다는 거였어요. Python 스크립트 돌리는 것과 웹 서비스 만드는 건 완전히 다른 이야기잖아요.
그래서 AI한테 물어봤어요. "이걸 웹 서비스로 만들려면 뭘 써야 해?" Claude가 프론트엔드는 Next.js, 백엔드는 FastAPI를 추천해줬어요. 솔직히 둘 다 뭔지 잘 몰랐습니다.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한 거예요. AI한테 "로그인 기능 만들어줘", "대시보드 만들어줘", "결제 기능 넣어줘" 이런 식으로 하나씩 시켰어요.
AI가 실제로 해준 것들
이게 진짜 되나 싶었던 것들이 실제로 됐어요.
공고 자동 분석 — 매일 새로운 공고를 가져와서 우리 회사 프로필이랑 비교 분석해줘요. A에서 D까지 등급을 매겨주는데, 키워드 매칭, 금액 범위, 지역, 업종 같은 걸 종합해서 판단합니다.
투찰가 전략 추천 — 이게 좀 놀라웠어요. 낙찰 방법에 따라 7가지 전략을 제시해주거든요. 과거 낙찰 데이터를 분석해서 어느 구간이 유리한지 히스토그램으로 보여줍니다.
PDF 과업지시서 분석 — 첨부된 PDF 파일을 던져주면 AI가 읽고 "이 프로젝트는 이런 리스크가 있고, 이 부분을 준비해야 합니다"라고 알려줘요.
마감 알림 — 텔레그램으로 마감 임박 공고를 알려줘요. D-7, D-3, D-1 이렇게.
AI가 못 해준 것들
다 좋은 이야기만 하면 솔직하지 않겠죠.
결제 연동은 정말 고생했어요. 토스페이먼츠 연동하는데 AI가 코드는 만들어줬는데, 실제 테스트 환경에서 돌려보면 안 되는 부분이 많았거든요. 문서를 읽고, AI한테 다시 물어보고, 또 안 되고... 이 과정을 여러 번 반복했어요.
모바일 화면도 문제였어요. PC에서는 잘 보이는데 폰으로 열면 테이블이 깨지고, 버튼이 너무 작고. AI한테 "모바일에서 좀 이상한데?"라고 하면 고쳐주긴 하는데, 한 군데 고치면 다른 데가 틀어지는 거예요. 이런 이슈가 40개 넘게 쌓였습니다.
그리고 서버 메모리 문제. 처음에 저렴한 서버로 시작했더니 분석 작업 돌릴 때 메모리가 부족해서 서버가 죽어버리더라고요. 이건 AI한테 물어봐도 "서버 스펙을 올리세요"밖에 답이 없어서, 결국 이것저것 설정 값을 바꿔가면서 직접 해결했어요.
지금 어디까지 왔냐면
현재 BidAI는 실제로 돌아가고 있어요.
매일 자동으로 공고를 수집하고, AI가 분석하고, 알림까지 보내줍니다. 무료/스탠다드/프로 3가지 요금제도 있고, 결제도 됩니다.
운영 비용은 월 2만원 정도. 서버비가 대부분이고, AI 분석 비용은 건당 몇십 원 수준이에요. 이 정도면 부담 없이 운영할 수 있는 금액이라 다행이에요.
백엔드 테스트 99개, 프론트엔드 테스트 39개도 만들어뒀어요. 이것도 AI한테 시킨 거예요. "테스트 코드 만들어줘"라고 하면 만들어줍니다. 진짜로.
앞으로 할 것들
아직 갈 길이 멀어요. 모바일 최적화가 아직 덜 됐고, 심층 분석 기능도 더 다듬어야 하고, 카카오톡 알림도 붙여야 해요.
근데 중요한 건 "비개발자도 AI와 함께 이 정도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는 거예요. 완벽하진 않아요. 근데 돌아가요. 실제로 쓸 수 있어요.
만드는 과정에서 배운 것들, 삽질한 것들을 계속 여기에 기록할 예정이에요. 비슷한 걸 만들어보고 싶은 분들한테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